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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비드는 안전한가요? 안녕하세요, 용접 비드만 봐도 그날 작업자의 컨디션을 읽는 남자, '용접맨'입니다.제가 막 용접사 일을 시작했을 때, 제 사수는 용접 기술보다 '결과물을 보는 눈'을 먼저 가르쳤습니다. 하루는 제가 보기에도 완벽한 비드를 만들고 뿌듯해하고 있는데, 사수가 오더니 비드 끝을 한참 들여다보고는 말하더군요."이거 암 걸렸네. 당장 갈아내고 다시 해."당시 제 눈에는 그저 매끈한 쇳물 자국으로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사수의 손가락 끝이 가리킨 곳에는 바늘 끝만 한, 아주 미세한 실금(크랙)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날 저는 배웠습니다. 훌륭한 용접사는 단지 용접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용접부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할 줄 아는 '최초의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요.용접 불량은 단순한 실수가 아닙니.. 2025. 9. 6.
용접기 선택 완벽 가이드 안녕하세요, 장비의 특성을 알아야 진짜 실력이 나온다고 믿는 남자, '용접맨'입니다.제가 처음 용접 훈련원에 들어갔을 때, 실습장 한편에는 투박하고 오래된 교류(AC) 용접기가, 다른 한편에는 뭔가 복잡하고 비싸 보이는 직류(DC) 용접기가 놓여 있었습니다. 당시 제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였죠.'어차피 둘 다 전기 아크로 쇠를 녹이는 거 아닌가? 왜 두 종류나 있는 거지? 심지어 DC는 왜 저렇게 비싼 거야?'초보 시절의 저는 '싸고 튼튼하면 장땡'이라는 생각에 한동안 AC 용접기만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얇은 박판을 용접하다 구멍을 내고, 중요한 구조물의 용접 품질 때문에 밤새 애를 태우는 경험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AC와 DC는 단순히 전기의 종류가 다른 것이 아니라, 용접의 '결과'와 '.. 2025. 9. 6.
AI 시대, 용접사의 진짜 가치 안녕하세요, 기계의 정교함보다 사람의 감각을 더 믿는 남자, '용접맨'입니다.제가 처음 자동차 부품 공장에 파견 근무를 나갔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수십 대의 거대한 로봇 팔이 굉음과 함께 움직이며,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정확한 위치에 불꽃을 터뜨려 차체를 조립하고 있었습니다. 그 속도와 정밀함, 지치지 않는 모습 앞에서 저는 잠시 멍해졌습니다. '내 일자리가 정말 사라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서늘한 공포감이 엄습했죠.그런데 바로 그때, 라인 한쪽에서 요란한 경고음이 울리며 로봇 하나가 멈춰 섰습니다. 미세하게 뒤틀린 부품이 들어오자, 정해진 값에서 1mm만 벗어난 상황을 로봇이 '에러'로 인식하고 작업을 거부한 것이죠. 그때였습니다. 반장님이 저를 툭 치며 말했습니다."김 군, 저놈은 .. 2025. 9. 6.
아크, CO2, TIG 용접 완벽 가이드 안녕하세요, 쇠로 된 요리를 만드는 남자, '용접맨'입니다.제가 용접에 막 재미를 붙이던 시절, 반짝이는 스테인리스강으로 작은 선반을 만드는 작업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작업 속도가 빠른 CO2 용접에 한창 빠져 있었죠. '이걸로 하면 금방 만들겠는데?' 싶어 자신만만하게 토치 스위치를 눌렀습니다.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열에 민감한 얇은 스테인리스 판은 고온의 CO2 아크를 견디지 못하고 사방으로 휘어지고, 표면은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비싼 재료를 고철로 만들어 버린 거죠. 그때 사수에게 들었던 말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있습니다."야, 인마! 누가 스테이크 굽는데 국간장을 들이붓냐? 재료를 알면 요리법이 보이는 거야!"그렇습니다. 용접은 단순히 쇠를 붙이는 행위가 아니라,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2025. 9. 5.
10분 더 갈고 닦는 이유 안녕하세요, 용접의 시작은 불꽃이 아니라 '밑 작업'에 있다고 믿는 남자, '용접맨'입니다.제가 햇병아리 용접사였을 때, 한 번은 급한 납기를 맞춰야 하는 부품을 용접한 적이 있습니다. 살짝 녹이 슨 철판이었지만, '이 정도는 강력한 아크열에 다 녹아버리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서둘러 용접을 시작했죠. 비드는 겉보기에 제법 그럴싸하게 나왔고, 저는 뿌듯한 마음으로 퇴근했습니다.다음 날 아침, 현장 소장님이 저를 불렀습니다. 제 손에는 망치 하나가 들려있었죠. 소장님은 제가 용접한 부위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김 군, 이거 한번 톡 쳐봐." 저는 영문도 모른 채 용접부를 망치로 가볍게 내리쳤습니다. 그 순간, 제 '완벽해 보였던' 용접부는 마치 과자처럼 '툭' 소리를 내며 깔끔하게 떨어져 나갔습니다... 2025. 9. 5.
용접 4대 기본자세 정복기 (1G, 2G, 3G, 4G) 안녕하세요, 쇠를 다루는 것만큼이나 중력을 다루는 일이 중요한 남자, '용접맨'입니다. 제가 처음 용접을 배우고 아래보기(1G) 자세로 첫 직선 비드를 그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습니다. "이거 완전 내 적성이잖아?"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어깨가 으쓱했죠. 중력은 제 편이었고, 녹아내린 쇳물은 얌전히 제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하지만 바로 다음 날, 교관님이 수직으로 세워진 철판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자, 이제 벽에다 용접해 봐."그때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용접은 단지 쇳물을 녹이는 기술이 아니라, '흘러내리려는 쇳물과 중력의 힘겨루기에서 이기는 기술'이라는 것을요. 꿀처럼 주르륵 흘러내리는 쇳물 앞에서 제 자신감은 처참히 녹아내렸습니다.이 글은 바로 그 시절의 저처럼, 중력이라는 거대한 .. 2025.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