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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 후 숨겨진 과학: 급속 냉각, 색상 변화, 뚫림 현상의 비밀

by 용접맨 2025. 7. 16.

용접의 불꽃이 꺼지고, 붉게 달아올랐던 금속이 점차 식어가는 순간. 진짜 실력자는 이때부터 보이지 않는 금속 내부의 변화를 읽어냅니다. 많은 초심자들이 시간을 아끼기 위해 뜨거운 금속에 찬물을 끼얹거나, 비드에 나타난 무지갯빛을 보며 신기해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현상 속에는 용접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학적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용접이 끝난 후 일어나는 세 가지 대표적인 현상, 즉 ‘급속 냉각’, ‘색상 변화’, 그리고 ‘뚫림 현상’이 왜 발생하며, 이것이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원리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해할 때, 당신의 기술은 비로소 완성됩니다.

[3가지 현상을 보여주는 사진. (1) 물을 부어 미세한 균열이 생긴 금속, (2) 무지갯빛으로 화려하게 변색된 용접 비드, (3) 구멍이 뻥 뚫린 얇은 철판]
[3가지 현상을 보여주는 사진. (1) 물을 부어 미세한 균열이 생긴 금속, (2) 무지갯빛으로 화려하게 변색된 용접 비드, (3) 구멍이 뻥 뚫린 얇은 철판]

뜨거운 유리잔에 찬물을 붓는 격: 급속 냉각이 부르는 재앙

용접 직후의 뜨거운 금속에 찬물을 부어 식히는 행위는 편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용접부를 망가뜨리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입니다. 이는 마치 뜨겁게 달궈진 유리컵에 갑자기 찬물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1. 왜 위험한가: 물이 닿는 금속의 겉면은 급격하게 수축하지만, 내부는 여전히 뜨거운 상태로 팽창해 있습니다. 이 서로 다른 수축 속도 때문에 금속 내부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내부 응력)가 발생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세 균열(크랙)이 생깁니다. 또한, 일부 강철은 급속 냉각 시 내부 조직이 ‘마르텐사이트’라는 구조로 변하는데, 이는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지만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성질을 가집니다. 결국 겉보기엔 멀쩡해도,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는 약한 용접부가 되고 맙니다.

2. 올바른 냉각법: 가장 좋은 방법은 바람이 통하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식히는 ‘공랭’입니다. 만약 더욱 중요한 구조물이라면, 보온 담요 등으로 덮어 최대한 천천히 식혀 내부 응력을 최소화하는 것이 프로의 방식입니다.

비드에 나타난 무지개, 과연 좋은 신호일까? (색상과 강도의 변화)

용접 후 비드 주변이 황금색, 보라색, 파란색 등 무지갯빛으로 변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금속 표면이 고열에 의해 얇은 산화막을 형성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빛의 간섭에 의해 우리 눈에 여러 가지 색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1. 색깔이 의미하는 것: 이 색깔은 용접부가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알려주는 ‘온도계’와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열을 덜 받은 곳은 황금색, 더 많이 받은 곳은 보라색, 파란색 순으로 변하며, 더 과열되면 회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2. 품질과의 관계: 무지갯빛이 나타났다는 것은 그 부위가 상당한 고온에 노출되었다는 의미이며, 이는 곧 ‘과도한 열입력’이나 ‘보호가스 부족’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입니다. 앞서 말한 금속 조직의 변화(취성 증가)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마냥 좋은 신호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변색이 거의 없이, 원래의 금속 색과 가까운 밝은 은색을 띠는 것입니다.

너무 강한 열의 흔적, 뚫림 현상 (버닝 스루)

용접 중에 불꽃이 금속판을 완전히 뚫고 반대편까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과용입’ 또는 ‘버닝 스루(Burning Through)’라고 불리는 명백한 결함입니다.

1. 왜 생기는가: 금속의 두께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에너지가 가해졌기 때문입니다. 즉, 전류가 너무 강했거나, 용접 속도가 너무 느렸을 때 발생합니다. 솜사탕에 너무 오랫동안 불을 대면 구멍이 뚫리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2. 대처 및 예방법:

- 예방: 얇은 판을 용접할 때는 반드시 전류를 낮추고, 평소보다 속도를 약간 빠르게 하여 한 곳에 열이 집중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작업 전, 자투리 금속에 먼저 테스트하여 최적의 조건을 찾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 대처: 이미 작은 구멍이 뚫렸다면, 그 부분을 중심으로 짧게 끊어치는 용접(태크 용접)을 여러 번 반복하여 메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멍이 너무 크다면, 그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운 금속 조각을 덧대어 수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3가지 용접 후 현상의 원인, 문제점, 해결책 요약]
[3가지 용접 후 현상의 원인, 문제점, 해결책 요약]

결론적으로, 용접의 완성은 불꽃이 꺼진 후에 시작됩니다. 눈에 보이는 비드의 모양뿐만 아니라, 냉각 과정에서 일어나는 금속 내부의 변화와 그 결과물인 색깔, 형태까지 읽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전문가의 길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모든 현상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자신의 작업 결과를 꾸준히 관찰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당신의 실력은 나날이 단단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