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복아크 용접에 사용되는 교류(AC) 용접기와 직류(DC) 용접기는 전기를 다루는 방식이 달라 여러 가지 중요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그림을 그릴 때 쓰는 연필과 붓이 각기 다른 특징과 용도를 갖는 것처럼, 두 용접기도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합니다.
전기의 흐름: '그네'와 '강물'의 차이
1. 교류(AC) 용접기: 앞뒤로 움직이는 '그네'와 같다. 교류(Alternating Current)는 전기가 (+)극과 (-)극을 매우 빠르게(보통 1초에 60번) 오가며 방향을 바꿉니다. 마치 공원에서 타는 그네가 앞으로 갔다가 뒤로 오기를 반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전기의 힘이 계속해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2. 직류(DC) 용접기: 한 방향으로 흐르는 '강물'과 같다. 직류(Direct Current)는 전기가 항상 정해진 한 방향, 즉 (+)극에서 (-)극 또는 그 반대로만 일정하게 흐릅니다. 이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쉬지 않고 흘러가는 강물과 같습니다. 전기의 힘이 안정적이고 꾸준하게 한쪽으로만 작용합니다.
특징 비교: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1. 아크(Arc)의 안정성: 꾸준함의 차이
- 직류(DC) 용접기 (매우 안정적): 전기가 강물처럼 한 방향으로 꾸준히 흐르기 때문에, 용접봉 끝에서 발생하는 전기 불꽃인 '아크'가 매우 안정적이고 부드럽습니다. 마치 물을 틀었을 때 수압이 일정한 호스에서 물줄기가 곱게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초보자가 다루기 쉽고, 용접 결과물도 깨끗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 교류(AC) 용접기 (다소 불안정): 전기 방향이 그네처럼 계속 바뀌다 보니, 방향이 바뀌는 아주 짧은 순간에 아크가 잠시 꺼졌다가 다시 켜지기를 반복합니다. 이 때문에 아크가 직류에 비해 다소 거칠고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윙윙거리는 소음도 직류보다 큰 편입니다.
2. 용접 품질과 외관: 정교한 그림과 투박한 스케치
- 직류(DC) 용접기 (깨끗하고 아름다움): 아크가 안정적이므로 불똥(스패터, Spatter)이 적게 튀고, 용접된 부분(비드, Bead)이 가지런하고 예쁘게 만들어집니다. 세밀한 붓으로 정교한 그림을 그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얇은 판을 용접하거나, 외관이 중요한 작업에 매우 유리합니다.
- 교류(AC) 용접기 (다소 거칠고 투박함): 아크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해 불똥이 많이 튀고, 용접 비드도 직류만큼 매끄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힘 좋은 연필로 빠르고 투박하게 스케치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외관보다는 튼튼하게 붙이는 것이 더 중요한 일반적인 철 구조물 용접에 많이 사용됩니다.
3. 가격과 구조: 자전거와 오토바이
- 교류(AC) 용접기 (저렴하고 단순함): 구조가 단순히 전압을 바꾸는 변압기 중심으로 매우 간단합니다. 부품이 적으니 고장이 적고 튼튼하며, 가격이 저렴합니다. 기능이 단순한 튼튼한 자전거와 같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직류(DC) 용접기 (비싸고 복잡함): 교류 전기를 받아 직류로 바꿔주는 '정류기'라는 부품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구조가 더 복잡하고 부품이 많아져 가격이 비싸고 무게도 더 나가는 편입니다. 엔진과 여러 장치가 달린 오토바이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자기 쏠림(Arc Blow) 현상: 자석의 방해
- 교류(AC) 용접기 (자기 쏠림 없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자기 쏠림이란, 직류 용접 시 발생하는 강한 자기장 때문에 아크 불꽃이 한쪽으로 휘어지거나 쏠리는 현상입니다. 교류는 전기 방향이 계속 바뀌어 자기장이 쌓일 틈이 없으므로 이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구석진 곳이나 배관 용접 시 작업이 더 수월합니다.
- 직류(DC) 용접기 (자기 쏠림 발생 가능): 강물처럼 한 방향으로만 전류가 흐르다 보니 주변에 강한 자기장이 만들어집니다. 이 자기장이 마치 자석처럼 아크를 밀어내거나 끌어당겨 엉뚱한 곳으로 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용접 시작점, 끝점, 모서리 부분에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5. 극성(Polarity) 선택: 열을 어디에 집중시킬까?
- 직류(DC) 용접기 (극성 선택 가능): 직류 용접기는 전기가 흐르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중요한 장점이 있습니다.
1) 정극성(DCEN): 용접봉을 (-)극에, 용접할 재료(모재)를 (+)극에 연결합니다. 전자는 (-)에서 (+)로 흐르므로, 열이 모재 쪽에 약 70% 집중됩니다. 깊이 녹여야 하는 두꺼운 판 용접에 유리합니다.
2) 역극성(DCEP): 용접봉을 (+)극에, 모재를 (-)극에 연결합니다. 열이 용접봉 쪽에 약 70% 집중됩니다. 용접봉이 더 빨리 녹는 대신, 아크가 안정되고 모재 표면의 불순물을 청소하는 효과가 있어 박판 용접이나 수직, 위보기 용접에 유리합니다.
- 교류(AC) 용접기 (극성 선택 불가능): (+)와 (-)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극성의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따라서 열이 용접봉과 모재에 거의 50:50으로 분배됩니다.
어느 한쪽이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렴하고 튼튼하며 자기 쏠림 없는 용접이 필요할 때는 교류(AC) 용접기가 훌륭한 선택이 됩니다. 반면, 더 깨끗하고 정교한 고품질의 용접이 필요하거나 얇은 판, 특수 금속을 다룰 때는 비싸더라도 직류(DC) 용접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는 무거운 짐을 옮길 때는 힘센 트럭이 필요하고, 좁은 골목길을 갈 때는 날렵한 오토바이가 유용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